5월은 가정의 달이라 그런지 마음 한쪽이 괜히 더 따뜻해지는 계절입니다. 평소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가느라 얼굴 한 번 마주하기도 쉽지 않은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멀리 사는 아들과 며느리, 사랑스러운 손자, 시집간 딸과 사위, 시댁 식구들, 조카와 시숙님, 손위 형님까지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요즘 이렇게 많은 가족들이 한꺼번에 모이기란 참 어려운 일인데, 생각만 해도 고맙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밖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요즘은 외식 문화가 워낙 익숙하고,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만큼은 집에서 모이고 싶었습니다. 평소에도 외식보다는 집밥을 좋아하는 편이라, 조금 힘들더라도 가족들이 편안하게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밖에서는 시간도 신경 쓰이고 주변도 어수선하지만, 집에서는 마음 놓고 웃고 떠들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우리 집에 가족들을 초대했습니다. 음식 준비로 몸은 바빴지만 마음은 설렜습니다. 오랜만에 집 안에 사람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식탁 위에는 정성껏 차린 음식들이 놓이고, 가족들은 둘러앉아 지난 이야기들을 꺼내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어른들의 이야기 소리, 서로 안부를 묻는 따뜻한 목소리들이 집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우리 손자와 조카 손자까지 함께 뛰어노니 정말 명절처럼 떠들썩하고 정겨운 분위기였습니다.
요즘은 각자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 모임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있으니,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든든한지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말이 없어도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서로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집밥 한 끼가 이렇게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괜히 뭉클해졌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다들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린이날이 다가온다며 어른들이 예쁜 봉투에 아이들 용돈을 챙겨왔습니다. 아이들은 현금이 들어 있는 봉투를 흔들며 좋아서 깡충깡충 뛰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어른들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번졌습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가족들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진 가족 모임은 몸은 조금 고달팠지만 마음만은 참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희생과 정성이 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하루였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은 바빴지만, 가족들이 맛있게 먹고 편안하게 쉬는 모습을 보니 그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바뀌었습니다.
헤어지기 전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렇게 시간을 내어 함께 모이자고 말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지 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얼굴을 보며 따뜻한 밥 한 끼 나누자고 했습니다. 가족은 자주 만나야 더 가까워지고, 함께한 시간이 쌓여 추억이 된다는 것을 모두가 느낀 듯했습니다.
모두를 보내고 난 뒤 조용해진 집 안을 둘러보니, 조금 전까지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는 듯했습니다. 피곤함도 있었지만 마음 한편은 오래도록 따뜻했습니다. 내년 5월에도 꼭 이런 자리를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그 하루는 오래 기억에 남을, 참 따뜻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