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우리 가족은 나트랑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햇살 아래에서 웃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사진을 찍고, 그렇게 소중한 추억 하나를 더 만들었습니다. 그 여행은 저희 부부에게는 ‘생신 축하’의 의미도 함께 했기에, 마음속에 더 특별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딸아이가 또 연락을 해왔을 때,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아빠 생신인데 남편이랑 같이 갈게요." 라는 말에 순간 멈칫했죠.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들 바쁜 일정에 괜히 부담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 앞섭니다. ‘그 여행이면 됐지, 굳이 또…’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제 생각일 뿐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자식들은 이유 없이 찾아옵니다. 이유가 있다 해도, 그 이유가 결국은 '마음'이더군요. 언제 와도 반갑고, 늘 기쁜 존재들. 한때는 저도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님 댁에 자주 못 가며 핑계를 대곤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땐 왜 그렇게 마음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했을까 싶습니다.
자식들이 집에 오면, 집 안은 갑자기 온기로 가득 찹니다. 말소리, 웃음소리,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까지... 그 소리들이 집을 살아 있게 만듭니다. 그러면 또 냉장고 문 열어보며 뭘 해줄까, 어떤 반찬을 더할까, 괜히 마음이 바빠집니다. 고단했던 하루도, 무거운 어깨도, 어느새 가벼워지는 기분입니다.
다음 주면 둘째 손자의 돌입니다. 또 가족이 모이고, 또 온기가 넘치겠지요. 그렇게 가족은 늘 이유를 만들어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그저, 이 모든 시간이 선물 같아서, 또 감사하고 미안해집니다.
요즘 저는 자식들 덕분에, 제가 부모님께 다 못했던 효도를 돌려받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마음 깊은 곳에 늘 자리하고 있는 아쉬움과 그리움, 그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자식들의 따뜻한 마음 덕에 조금은 위로받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먼저 다가와 줍니다. '엄마, 뭐 필요한 건 없어?', '아빠 요즘 건강 괜찮아?' 이런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저는 그들에게 사랑을 줬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제가 받은 사랑이 훨씬 더 큽니다.
쉬운 일이 아닐 텐데도,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내어주는 우리 자식들에게 오늘따라 유난히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늘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그들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발걸음이 닿을 때마다 따뜻해지는 집'이라는 말. 그 말이 이렇게 와닿는 날이 또 있을까요. 오늘은 자식들에게, 그리고 이 모든 따뜻함을 허락한 시간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네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