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위에게 문자를 보냈다.
"박서방, 지금 뭐하고 있나?"
잠시 후, 바로 카톡으로 답장이 왔다.
"예, 장모님. 스파게티 해먹고 <나는 솔로> 보고 있어요."
반가운 답장에 피식 웃음이 났다. 아마 딸은 오후 근무 중이겠지. 사위 혼자 저녁을 해결하고 있나 보다.
딸 부부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어 워낙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은 둘이 따로 식사를 하기도 한다.
딸 가진 엄마로서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저녁 혼자 해결하는 사위가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퇴근 전까지 친구가 되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나는 솔로> 자주 봐~ 몇 기 보고 있어?"
그러자 사위가 뜻밖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장모님, 옥순이가 제 동기 친구라서 보라고 해서 보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사위 친구가 그 프로그램 출연자였다.
이어지는 말이 더 재미있었다.
“옥순이가 남자 세 명 애간장을 태우더라고요~”
사위의 익살스런 말투에 나도 웃음이 났다.
그래서 슬쩍 말을 건넸다.
“그래도 여자는 외모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아직은 현모양처가 최고지.”
그 말에 사위는 곧바로
“예, 장모님. 현모양처 같은 딸을 줘서 감사합니다.”
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한마디에 괜히 울컥했다.
사랑스럽고 따뜻한 말, 사위의 진심이 느껴졌다.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요즘 방송 중인 '흑백요리사' 얘기도 함께 나눴다.
“그 프로그램 보면서 장모님 음식 생각났어요~ 장모님 음식 진짜 최고예요.”
장난스럽지만 애정 가득 담긴 문자였다.
나도 그 마음이 기특해서
“사랑해~”
라고 답을 보냈다.
요즘 보기 드문 자상하고 겸손한 젊은 청년.
신혼이라 그런지 두 사람은 서로를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
부모님께도 예의 바르고, 따뜻하다.
전문의가 된,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청년.
그런 사위를 만난 딸이 참 고맙고, 대견하다.
문자 하나하나에 웃음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딸이 퇴근할 즈음,
"굿밤 되길~" 하고 문자를 보내니
"예, 장모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그 답장마저 정성스럽고 다정했다.
우리 가족은 단체톡방에서 대부분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사위와 따로 문자를 주고받은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 짧은 대화 속에서 느낀 따뜻함, 겸손하면서도 능력 있는 우리 사위가 자랑스러워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딸에게 살짝 카톡을 보냈다.
“신랑한테 잘해줘라. 서로 아끼고, 챙겨주고, 사랑스럽게 잘 살아.”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빌어본다.
딸아, 알콩달콩 잘 살아라.
너희 둘이 지금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백년손님이 아닌 백년지기처럼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