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불 켜진 거실, 가족이 모였다 — 저녁에 찾아온 딸과 사위 이야기

by 스마트 주여사 2025. 12. 18.
반응형

하루의 긴 일과를 마치고, 오늘은 딸과 사위가 온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더 바쁜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헤치고 현관 앞에 도착해 문을 열었을 때, 먼저 반겨준 것은 다정히 놓인 딸 부부의 신발이었습니다. 이미 남편도 퇴근해 집 안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고, 부엌에서는 상을 차리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습니다.

“어머나, 내가 늦었네~”
반가운 얼굴들을 보며 가볍게 인사하고 식탁 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놀라움과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지금이 딱 대방어 철, 식탁 위에는 큼직하게 썰어진 대방어회가 예쁘게 놓여 있었고, 곁들인 미역국과 해조류 무침, 김과 초장까지 완벽하게 준비돼 있었습니다.

사실 며칠 전, 남편이 TV를 보며 “이제 방어철이라더라, 방어 먹으러 가야겠네~”라고 말하던 게 기억납니다.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들렸을지도 모르는데, 딸과 사위가 그 마음을 읽었나 봅니다. 부모가 미처 말하지 않아도 자식이 알아채는 순간들, 그런 게 바로 진짜 사랑 아닐까요.

작년 생신 때도 용돈과 함께 대방어를 준비해온 기억이 나네요. 올해는 그보다도 더 정성스럽게 준비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녁을 다 먹고 나니 케이크에 초가 꽂히고, 불이 밝혀지고,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웃음과 함께 사진을 찍고, 짧지만 따뜻한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딸 부부는 울산에서 병원에 근무하고 있어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한다며, 저녁을 함께한 뒤 다시 먼 길을 떠났습니다. 울산과 부산, 가까운 거리 같지만 마음이 없으면 먼 거리라고들 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아이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자식의 도리를 다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고맙고 기특한 마음과 함께 어쩐지 조금은 안쓰러운 감정이 함께 스며듭니다. 부모 마음이란 늘 그렇듯, 고마움보다 먼저 걱정이 앞서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또 한 번의 따뜻한 하루가 지나갑니다.
불이 켜진 거실, 가족이 함께 모인 저녁. 따뜻한 밥상과 웃음소리, 그리고 마음으로 전해지는 사랑이 있었기에 올겨울도 참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