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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을 보며 추억에 잠기다

by 스마트 주여사 2026.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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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컴퓨터 속 오래된 폴더 하나를 열어보았다. 무심코 클릭한 그 순간, 시간은 조용히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잊고 지냈던 계절의 냄새와 그때의 웃음소리가 화면 밖으로 스며 나왔다.

먼지처럼 쌓여 있던 사진들 속에는 오래전 가족여행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 어색한 포즈로 서 있던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덧 아들의 어린 날과 손자의 해맑은 얼굴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이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마음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부모는 자식을 바라보고, 그 자식은 또 자신의 아이를 바라본다. 말없이 이어지는 사랑의 방향은 언제나 아래로 흐른다. 부모라는 이름은 그렇게 사랑과 희생이라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속 부모님의 눈빛은 참 따뜻했다. 그때는 몰랐던 마음이다. 그저 당연하게만 느껴졌던 보호와 배려, 묵묵히 내어주던 시간들. 이제야 그 시절의 부모님과 같은 나이가 되어 보니,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큰 사랑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아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넘기다 보니, 손자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작고 여린 손으로 내 손가락을 꼭 잡던 기억, 처음 걸음을 떼던 날의 떨림, 서툰 발음으로 불러주던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목소리. 그 아이 또한 언젠가는 자라서 한 가정을 이루고, 또 다른 사랑을 이어가겠지. 그렇게 세대는 바뀌어도 사랑의 모양은 닮아 있을 것이다.

나는 한참을 영상 파일을 반복해 돌려보았다. 함께 웃고, 함께 걷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던 날들이 화면 속에서 다시 살아났다. 그때는 평범했던 하루가 지금은 가장 빛나는 추억이 되어 있었다. 지나고 나니,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는지 새삼 마음에 와닿는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을 때, 서로가 건강할 때, 조금 더 많이 여행하고 조금 더 많이 웃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가까운 공원 산책이어도, 소박한 식탁의 저녁 한 끼여도 괜찮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쌓이는 시간은 언젠가 우리를 다시 미소 짓게 할 것이다.

사진첩을 덮으며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세월은 흐르지만 사랑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오늘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씨앗을 뿌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가 이 사진들을 보며, 조용히 추억에 잠기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흐뭇한 미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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