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나는 여름보다 겨울이 더 좋아."
하지만 나는 그 반대다. 뜨거운 태양도, 끈적한 습기도 감수할 수 있지만, 발끝까지 시려오는 겨울의 냉기는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특히 10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내 몸은 계절을 누구보다 먼저 느낀다. 이불을 덮고 자도, 발끝은 얼음장처럼 시리다.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두껍고 길게 올라오는 양말을 꺼냈다. 마치 장화처럼 생긴 그 양말은 내게 작은 겨울 대비책이 되어준다.

주변에서는 종종 말한다.
"몸이 부실해서 그래. 보약 좀 챙겨 먹어."
"산후풍일지도 몰라. 그럴 땐 약도 잘 챙겨야지."
실제로 젊었을 때부터 몸이 유난히 차가웠던 나는, 아이를 낳고 나서 더 심해졌다. 옛 어른들은 말하곤 했다. "산후풍이 들면 평생 간다." 산후에 찬바람을 맞으면 안 된다는 말, 그땐 그냥 옛말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출산 이후 시린 손발은 한 번도 나아지지 않았고, 해마다 가을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양말 서랍부터 열게 된다.
양말 하나에도 사연이 있고, 감사가 있다. 누군가 나처럼 시린 발끝을 가진 사람이 있었기에, 이런 두툼하고 포근한 양말이 만들어졌겠지. 세월이 흐르며 나도 어머니가 되어, 다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요즘은 다행히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이 있어 출산 후 몸조리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시대엔 그런 게 없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몸 하나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바로 집안일, 혹은 일을 해야 했다. 내 어머니 세대는 더했다. 아기를 낳고 하루도 채 안 되어 밭일을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지금 내가 발이 시리다고 양말을 찾는 것이 엄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 시절엔 몸조리라는 개념 자체가 사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몸은 젊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도 소중하다. 출산은 곧 회복이 필요한 하나의 큰 사건이고, 산모들이 온전히 자신의 몸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산모들에게 꼭 말하고 싶다. "몸조리, 정말 중요합니다. 나중에 나처럼 가을부터 발이 시려서 긴 양말을 꺼내지 않도록, 지금 잘 쉬어주세요."
오늘도 나는 양말을 꺼내 신는다.
작은 따뜻함이지만, 이 계절을 건너는 데 큰 위안이 된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사함과 함께, 부디 지금의 산모들이 더 건강하게, 따뜻하게 이 시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