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살랑이던 어느 날, 어르신들과 함께 도심 속 작은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넓은 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소박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기쁨과 추억이 담겼습니다.
건물 옥상 한편에 작은 상자들을 하나둘 모아 흙을 채우고, 조심스레 작은 밭의 모습을 갖춰 나갔습니다.

비록 시골의 넓은 밭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흙을 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번졌습니다.

어르신들은 흙을 손으로 만지는 순간, 마치 오래전 시간 속으로 돌아간 듯 옛 추억을 하나둘 꺼내놓으셨습니다.
젊은 시절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왔던 날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이건 이렇게 심어야 해.”
“흙은 이렇게 만져줘야 식물이 잘 자라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농사 비법을 이야기하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작은 텃밭 속 식물박사님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흙을 고르고, 누군가는 상자를 정리하고, 또 누군가는 웃으며 옛날 농사일 이야기를 보탰습니다.
작은 텃밭 주위는 금세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시끌벅적한 그 풍경 속에는 활기와 생기가 넘쳐흘렀습니다.

흙을 만지는 손끝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표정 속에서, 어르신들의 밝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작은 상자 몇 개로 시작한 텃밭이었지만, 그곳은 단순히 식물을 심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어르신들에게는 지나온 시간을 다시 떠올리는 추억의 자리였고, 함께한 우리 모두에게는 웃음과 정이 피어나는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도심 속 작은 텃밭에는 채소보다 먼저 행복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흙 한 줌의 따뜻함, 봄날의 햇살, 그리고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이 어우러졌던 그날.
작은 텃밭에서 피어난 행복은 생각보다 깊고 진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작은 공간에 푸른 생명과 함께 더 많은 웃음과 추억이 자라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