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갓 넘은 꽃다운 나이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빠른 결혼이었지만 함께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던 나날이었습니다. 다행히 초반에는 큰 어려움 없이 일찍 아파트에 입주해 평탄한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인생이 늘 한결같지는 않더군요.
중년 무렵,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집안의 경제 사정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식들 학원 한 군데 마음 놓고 보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미안했지만, 우리 부부는 묵묵히 견뎠습니다. 대신 사랑과 응원으로 자식들을 키워냈고, 그 마음을 알았던 아이들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주었습니다.
그 결과, 아들은 성실하게 사회생활을 해내며 안정된 직장을 얻었고, 딸 역시 자신이 원하는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며 멋진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마운 건, 그 아이들이 각자의 짝을 너무 잘 만났다는 사실입니다. 아들은 마음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착한 며느리를 만났고, 딸은 믿음직한 전문직 사위를 만나 서로 아끼며 잘 살아가고 있어요. 주변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안정되고 화목한 가정을 이뤘기에, 이제는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딱 우리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남편은 음악 감상에 푹 빠져 있습니다. 젊은 시절, 둘이 데이트하면서 함께 듣던 노래들을 다시 틀어놓으면 그 시절의 우리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그 옆에 나란히 앉아 음악을 듣고, 커피 한 잔을 나누는 지금의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과거보다 지금이 더 따뜻하고, 더 여유롭고, 더 행복하다고 느껴집니다.
우리는 건강도 챙기기 위해 함께 헬스장을 다니고 있어요. 나란히 운동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는 일상은 또 다른 행복입니다. 지금의 이 일상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젊은 날의 우리가 꿈꾸던 미래가, 어쩌면 지금의 이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삶이 참 보람되고, 참 다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