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식 계좌를 열어보았습니다. 계좌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소액 투자지만, 다시 열어본 그 순간 나의 투자 습관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고는 누구나 그렇듯 ‘남들이 좋다’는 종목에 손이 갔습니다.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종목이면 덜컥 사고, 떨어지면 팔고. 그렇게 몇 번의 단기 매매를 거친 뒤 얻은 건 수익보다는 피로감이었습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주식을 시작한 탓인지, 큰 수익을 보지 못했고 결국 ‘오르면 팔자’는 생각으로 주식을 들고만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가 되어버린 셈이죠. 삼성전자, 2차전지, 반도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조금씩 사모으며 나름 분산 투자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점점 관심이 멀어졌고, 주식 앱은 열어보지도 않은 채 방치 상태로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최근 뉴스에서 "코스피 4,500 돌파"라는 소식을 듣고, 정말 오랜만에 주식창을 열어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 5만 원대에 샀던 삼성전자가 13만 원을 넘어있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좋은 기업을 저가에 사서 그냥 묻어두라’는 말이 왜 반복되는 조언인지. 내가 이리저리 사고팔 때는 늘 손해를 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오랫동안 들고 있었던 종목들이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주식은 **"기업을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제는 은행 금리도 만족스럽지 않고, 노후 준비 차원에서 배당수익이 있는 ETF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주식은 어렵고,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유튜브나 커뮤니티의 말에 휘둘리는 ‘팔랑귀 투자’보다는, 소신 있게 공부하며 ETF 중심의 장기 배당 투자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크게 오르진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ETF는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속에서 나름의 해답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단기 수익보다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투자. 그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투자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