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손자의 첫돌 잔치. 언제나 그랬듯, 잔칫집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시간이 돌아왔다.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자, 작은 아기가 중앙에 놓인다. 순간, 모든 시선이 아이에게 쏠리고, 조용한 긴장감이 흐른다.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에 아이는 잠시 움찔한다. 놀이에 빠져있던 그 집중력이 흔들리고, 엄마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인다. 하지만 곧,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앞에 놓인 물건들을 살펴본다. “이제 잡는다!”는 외침과 함께, 아이는 조심스럽게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 작은 손에 들린 건, 예상 밖의 액션판. 영화감독들이 “액션!”을 외치며 들고 다니는 바로 그것이었다.
순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이거 뭐야?”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봤다, 아빠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 “이러다 봉준호 감독 되는 거 아냐?” 가족들 사이에 박수와 웃음이 번졌고, 그 작은 소품 하나가 모든 사람을 환하게 만들었다.
돌잡이의 유래, 알고 있나요?
돌잡이는 아이가 첫돌을 맞이하며 건강하게 자란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앞날을 점쳐보는 전통 의식이다.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이 풍습은 높은 유아 사망률 속에서 아이의 생존 자체가 큰 기쁨이던 시대의 산물이었다. 첫돌은 곧 축복이며, 돌잡이는 가족의 간절한 기원이 담긴 상징이었다.
돌잡이 물건이 담은 의미
과거에는 붓(학문), 돈(부), 실(장수), 쌀(풍요), 판사봉(권위)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요즘은 시대에 맞춰 마이크, 청진기, 마우스, 액션판 등 다양한 물건이 더해져, 아이의 관심에 따라 그 미래를 가늠해보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집든, 진짜 중요한 건 가족의 응원이다.
웃음 속에서 피어나는 진짜 의미
돌잡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것은 가족 모두가 하나 되어 웃고, 응원하고, 아이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따뜻한 의식이다. 오늘 아이가 집은 액션판은 단지 하나의 물건이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상상력과 모두의 사랑이 담겨 있다.
아빠가 바랐던 청진기는 아니었지만, 모두는 오히려 더 큰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손자, 영화감독 되겠네!”, “제2의 봉준호 나오는 거 아냐?”라는 농담과 진심 어린 응원이 오가는 사이, 돌잡이는 또 한 번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마무리하며 – 오늘도 한 아이가 웃음을 잡았다
오늘 그 작은 손이 잡은 건, 단순한 소품이 아니었다. 가족의 웃음이었고, 응원의 시작이었다. 아이가 어디로 가든, 어떤 길을 걷든, 이 순간을 함께한 모두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돌잡이는 미래를 점치는 놀이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축복하는 일이다. 오늘도 한 아이가 그 작은 손으로 웃음과 사랑, 그리고 미래를 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