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조용한 집에 혼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가 머릿속을 맴돌던 그때,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는 단체 카톡방에 알림이 하나둘 울렸다. 무거운 일 이야기로 시작된 대화는, 생각보다 금세 분위기를 바꿨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실수를 고백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실수를 유쾌하게 미화시켜 웃음으로 바꾸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 명, 두 명… 모두가 웃는 이모티콘으로 대답하며 대화방은 금세 회식 분위기로 전환됐다. 참 신기한 일이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오직 휴대폰 하나로 우리는 함께 웃고 있었다.
현실의 회식보다 더 유쾌하고, 더 따뜻했다. 억지로 술잔을 기울이지 않아도, 노래방에서 목청 높이지 않아도 괜찮았다. 서로의 말 한마디, 이모티콘 하나가 웃음을 이끌어냈다. 누군가 “내일 라떼 회식 어때요?”라고 제안하자마자 “콜!”이라는 답이 쏟아졌다. 장난 같지만, 마음만은 진심이었기에 더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다들 굿밤 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대화방은 조용해졌고, 나도 방을 나왔다. 그리고 문득,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 방엔 직장 상사도 있었고, 막내도 있었지만 우리는 모두 하나였다. 웃음을 공유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들이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양보하고, 웃어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 그래서일까. 이런 직장이라면 내일도 기꺼이 출근하고 싶다. 아침부터 바쁜 일상에 치여도, 이들과 함께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하루,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음에 감사한 밤이다. 휴대폰 속 작은 화면이 전해준 따뜻한 온기 덕분에, 마음 깊숙이 위로받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