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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울음, 매미의 이야기

by 스마트 주여사 202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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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에 오래된 기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경남 합천의 깊은 산골에서 자랐습니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시절이었죠. 심지어 전기도 없어 밤이면 호롱불 아래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전기가 우리 마을에 처음 들어온 건,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였습니다.

그때의 여름은 지금보다 덜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땐 너무 더워서 힘들다고 느꼈지만, 요즘처럼 ‘숨이 턱 막히는 더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여름 한낮, 더위를 피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느티나무 아래 평상으로 모였습니다. 나이순으로 어른들이 자리를 잡고, 아이들은 그 주위를 맴돌며 놀았습니다. 어른들은 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개미를 잡거나 쇠똥구리를 따라다니며 천진하게 웃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한 오늘의 매미 소리. 목 놓아 울어대는 매미를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매미는 왜 저리도 애절하게 울까?’
짧은 생의 안타까움일까. 아니면 점점 더 뜨거워지는 세상에 대한 저항의 울음일까.

요즘 들어 여름은 점점 더 혹독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의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요. 이상 고온, 폭우, 가뭄... 지구가 아프다고, 이제는 정말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릴 적 우리가 살던 산골마을은 불편했지만, 자연은 더 맑고 온순했습니다. 지금은 냉방기기 없이는 살기 어려운 여름이 되었고, 시원한 그늘 하나조차 귀해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매미의 울음이 더 커진 것도, 어쩌면 우리에게 뭔가 경고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오늘도 매미는 쉼 없이 울어댑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며, 저는 그 울음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봅니다. 그 속엔 그리운 어린 날의 여름,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현실이 함께 담겨 있는 듯합니다.

지금의 더위는 단순한 계절의 현상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온 변화의 결과일지 모릅니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나눴던 웃음과 바람, 그 시절의 자연이 영원하길 바란다면—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제 그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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