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남편이 갑자기 영화 예매를 해놨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은 〈마이클〉.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알고 있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였다. 평소 팝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은 여러 팝가수들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곤 했고, 그 이야기 속에는 마이클 잭슨도 자주 등장했다.

남편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이클 잭슨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맞으며 노래 연습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어린 나이에 형제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그 뒤에는 혹독한 연습과 아버지의 강한 욕심이 있었다는 사실이 늘 마음에 걸렸다.
영화 〈마이클〉은 어린 마이클이 잭슨 파이브의 막내로 데뷔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점점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대 위의 그는 누구보다 빛났고, 노래와 춤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대단했다.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들썩였고, 영화관 안 분위기도 함께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마음에 남은 것은 화려한 무대보다 마이클이라는 사람의 외로움이었다. 그는 성공을 위해 달려왔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아버지의 기대와 욕심 속에서 어린 시절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독립하고 싶어 하면서도 가족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타였지만 정작 마음속 깊은 곳에는 외로움과 우울함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위에서는 완벽한 아티스트였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영화는 신나는 음악과 멋진 퍼포먼스로 가득했지만, 단순히 즐겁기만 한 영화는 아니었다.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어린 시절의 상처, 가족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성공 뒤에 따라온 고독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마이클〉은 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천재 아티스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일 것 같다. 영화를 신나게 보고 나왔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왠지 마이클 잭슨이라는 인물이 참 외롭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그의 마음을 조금은 들여다본 듯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