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하루가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날짜 감각도 잊고 지낼 때가 많습니다.
김장 걱정, 시제 준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과 근무 속에 나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지내던 어느 날,
조용했던 카카오톡 알림이 갑자기 울렸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사랑스러운 며느리의 메시지였습니다.
뒤이어 아들, 딸, 사위까지 연달아 도착한 축하 메시지들.
그제서야 비로소 오늘이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정작 주인공인 나는 잊고 있었는데,
먼저 기억해주고 따뜻한 인사를 전해오는 아이들과 며느리의 마음에
근무 중이던 나는 문득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결혼기념일이란 게 해마다 특별한 행사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를 기억하며 소소하게 지나가곤 했던 날.
하지만 올해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 속에, 정말로 잊고 말 뻔했지요.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 집의 이런 ‘작은 행사’를 잊지 않고 가장 먼저 챙겨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며느리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머님이 뭘 드시고 싶으신지 묻고,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보내며 아쉬운 마음을 전해오는 그 따뜻한 정성.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다가와 주는 그 마음이
늘 고맙고, 감사하고, 또 감동입니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할머니’란 틀 안에 가두고
나를 돌보지 않은 채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 속에서,
이렇게 따뜻한 메시지 하나에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크고 화려한 선물도, 거창한 이벤트도 없었지만
누군가가 ‘기억해주는 마음’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따뜻해질 수 있다는 걸
오늘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먼저 챙겨준 우리 며느리 덕분에
결혼기념일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