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제 곁에만 붙어 계시며 “나만 바라보라” 떼쓰시는 어르신이 계셨다. 마치 어린아이가 동생에게 질투하듯, 다른 어르신을 챙기는 제 모습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인지 기능이 많이 떨어지신 분을 돌보다 보면 아무래도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는데, 그 순간마다 “왜 나만 안 챙기냐, 왜 저쪽만 신경 쓰냐” 하시며 토라지신다.
질투와 서운함, 아이 같은 마음
아이들도 형제자매 사이에서 “엄마는 동생만 좋아해”라고 서운해할 때가 있지 않은가. 어르신들의 모습도 참 닮았다. 다른 분이 더 아프고, 더 챙김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드리면 “그래, 이해해야지” 하시다가도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신다. 순간순간의 감정은 분명히 진심이다.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 바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돌봄의 역할이다.
돌봄의 균형은 늘 어려운 숙제
인지장애가 심한 분은 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식사부터 세면, 옷 갈아입기까지 작은 일 하나도 혼자 하기 힘드니 손길이 절실하다. 반면에 어느 정도 스스로 수행이 가능한 분들은, 자립심과 기능 유지를 위해 저희가 옆에서 조금 떨어져 지켜본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차별’로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의 상처가 된다. 그래서 늘 설명을 드리고 양해를 구하지만, 기억이 희미해진 어르신들에겐 그조차 오래 남지 않는다.
[Editor’s Note] 저 또한 순간마다 고민한다. “공평하게”라는 말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모두 똑같이, ‘내 부모’라는 생각으로 돌본다.
매일 반복되는 학습, 그러나 방향은 다르다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조금씩 늘고 성장한다. 글자를 더 많이 알고, 세상을 더 잘 이해한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인지 수업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개선보다는 유지가 목적이다. 조금 좋아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아기처럼 돌아가신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유지라도 해내는 것이 어르신들에게는 큰 의미이고, 가족들에게는 귀중한 시간의 연장이 된다.
오늘도 어르신들은 교재를 펴고 열심히 수업에 임하셨다. 본인들 역시 치매가 무서운 병이라는 걸 아신다. “나는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 하나로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시며, 조금이라도 머릿속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신다. 그 눈빛에서,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다시 아기로 돌아가는 여정 속에서
삶은 아기로 시작해, 다시 아기로 돌아간다. 어르신들의 서운함도, 투정도, 질투도 결국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다. 우리는 그 마음을 껴안아야 한다. 오늘도 반복되는 작은 오해와 서운함 속에서, 다시 웃음을 되찾고, 또 내일을 준비한다.
비록 인생의 뒤편으로 갈수록 기능은 희미해지고 기억은 자꾸 사라지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만큼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음을 지켜드리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함께한다.
✨ “오늘도 열공하셨던 어르신들, 그 마음은 분명히 기억 속 어딘가에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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