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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숨바꼭질하듯 찾는다 — 기억의 길 위에서 오늘도 한 어르신께서 신발을 벗어놓으셨다. 아무렇지 않게 웃고 계시지만, 신발을 보면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신발은 숨겨야 해. 누가 가져가거든.”어르신의 오래된 기억 속에는 신발이 참 귀한 물건이었던 것 같다. 신발만 보면 꼭꼭 숨기려고 하신다. 문제는 너무 잘 숨기셔서, 우리 들은 매일 아침 보물찾기를 한다. 이불 밑…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되곤 한다. 오늘은 양말이 없다고 하셔서 찾아보니, 양말 위에 또 양말을 신으셨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또 하나의 기억이 겹쳐진다. 치매는 기억을 조금씩 걷어가는 병이다. 어르신들의 시간은 과거로 거꾸로 흐른다. 이제 막 돌을 지난 아기처럼, 눈 깜짝할 사이 사고가 나기도 하고, 우리가 상상도 못한 행동을 하시기도 한다. 그래서 하루 종일 곁에서 지켜보고.. 2025. 10. 10.
사진 속에 남은 유럽의 향기 — 밀라노 두오모에서 마주한 시간의 숨결 처음 밀라노 두오모 앞에 섰을 때, 그 화려함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발걸음을 멈춘 채 그저 “우와… 우와…”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죠. 사진으로 수없이 봤던 그 장면이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진짜 두오모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대리석으로 뒤덮인 성당이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수많은 첨탑과 조각상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습니다.밀라노 두오모(Duomo di Milano)는 단순한 성당이 아니라, 시간과 신념, 기술이 응축된 예술의 결정체였습니다. 1386년부터 건설이 시작되어 완공되기까지 무려 579년이 걸린 이 성당은, 한 세대가 아닌 수많은 세대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초기 설계는 프랑스 고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건축이 수세기에 걸쳐 이어지면서 각 시대의 건축가와 예술가.. 2025. 10. 9.
자연이 빚은 신비, 의령 솥바위의 전설을 따라가다 대한민국 경남 한복판, 낙동강을 따라 흐르는 청정 자연 속에 숨겨진 전설의 명소 **‘의령 솥바위’**를 아시나요? 이 작은 바위 하나가 수백 년간 지역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자, 재복을 기원하는 기도처로 사랑받아왔다는 사실, 알고 보면 놀랍습니다.솥바위는 이름 그대로 솥을 엎어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바위 위에는 실제로 세 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 물이 고이는 구조입니다. 이 모습이 재복을 불러들이는 형상으로 여겨져, 지금도 많은 이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죠.전설 속 솥바위, 진짜 금이 묻혀 있었다?솥바위에 얽힌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전설은 **“솥 속에 금이 묻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 어느 시절, 흉년이 들었을 때 한 스님이 나타나 "이 바위 밑에 백성을 살릴 금.. 2025. 10. 9.
“며느리와 아들, 그리고 명절의 진짜 주인공” 올해 추석 연휴는 조금 특별하게 보냈습니다.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마음 한편이 무거워집니다. 경기도 먼 곳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내려오는 아들과 며느리를 생각하면, 반가움보다는 미안함이 앞섭니다. 특히 며느리는 두 아들을 키우느라 늘 지쳐있고, 이번엔 그런 며느리를 위해 작은 배려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엔 가족여행을 핑계 삼아 각자 편하게 지내기로 했습니다. 명절이라고 모두가 쉬는 게 아니더군요. 우리 며느리는 연휴가 오히려 더 힘든 시간입니다. 두 아이 육아에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영화 한 편 보는 게 소원”이라는 말이 얼마나 절절하게 들리던지요.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울 땐 그랬습니다. 눈 뜨면 육아, 잠들 때까지 육아. 그 힘듦을 알기에 며느리의 말이 가슴에 콕 박혔습.. 2025.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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