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결혼식 뷔페를 다녀온 뒤 이틀쯤 지나 갑자기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뷔페 음식이 원인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꽤 지난 데다, 그 이후 특별히 다른 음식을 먹은 것도 없어 정확한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일반적인 즉시형 음식 알레르기는 음식을 먹은 후 1~2시간 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급성 두드러기는 음식뿐 아니라 감염, 약물, 열이나 압박 같은 물리적 자극 등 원인이 다양하며, 끝내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정 음식이나 단순한 ‘면역력 저하’ 때문이라고 혼자 단정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옷이나 피부가 닿는 부위만 붉게 올라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대로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 12시 무렵부터 발진이 전신으로 번지고 가려움까지 견디기 어려울 만큼 심해졌다. 결국 응급실을 찾아 근육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두드러기가 오히려 더욱 심해졌다. 다시 응급실로 가서 수액을 맞았고, 열도 있어 해열 처치를 받은 뒤에야 조금 진정됐다. 아침에는 오전 9시부터 피부과를 찾아 혈액 알레르기검사를 받고 항히스타민제와 바르는 약을 처방받았다.
문제는 약을 먹어도 밤이 되면 두드러기가 다시 심해진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 새벽에는 혹시 다른 치료가 있을까 싶어 다른 응급실까지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특별히 추가할 수 있는 치료가 많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런 줄 알았다면 처음 갔던 병원으로 갈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병원에서 다시 초진 절차와 비용을 치르고 돌아온 셈이었다.
그때 알게 됐다. 응급실은 병원의 크기보다 호흡과 혈압 등 생명에 위험한 증상이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는 곳이다. 호흡곤란 없이 피부 발진과 가려움만 있는 두드러기라면 항히스타민제를 중심으로 증상을 줄이며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응급실이 두드러기를 가볍게 생각한다기보다 응급실과 피부과·알레르기 진료의 역할이 서로 다른 것이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거나 며칠간 반복될 수 있다.
다만 두드러기와 함께 입술·혀·목이 갑자기 붓거나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 목이 조이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느낌, 심한 어지럼증이나 실신, 반복되는 구토가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는 아나필락시스의 위험 신호일 수 있으므로 기다리지 말고 119에 연락하거나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호흡곤란 없이 가려움이 심할 때는 의사가 처방한 항히스타민제를 정해진 방법대로 복용하면서 몸을 덥게 만드는 뜨거운 샤워와 사우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방을 서늘하게 유지하고 시원한 물로 씻거나 차가운 수건을 대면 가려움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에어컨을 켜고 몸의 열을 식히며 최대한 긁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피부과에서 추천받은 소양감 완화제를 바르니 적어도 가려움은 조금 참을 만했다. 다만 아이스팩은 피부에 직접 대지 않고 수건으로 감싸 짧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번 일을 겪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병원마다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섞어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병원마다 약 이름과 조합이 달라 혼란스러울 수 있으므로, 이전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과 약 봉투를 모두 챙겨 한 의사에게 보여주고 복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큰 병원을 계속 옮겨 다니는 것보다 평소 내 병력과 복용약을 알고 있는 동네 피부과나 가정의학과를 정해 꾸준히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두드러기 때문에 이번 주말은 에어컨을 시원하게 켜고 강제 ‘방콕’ 중이다.
여전히 가렵고 답답하지만, 무작정 불안해하며 병원을 옮겨 다니기보다 응급상황의 위험 신호를 정확히 구분하고 한 병원에서 꾸준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처라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 두드러기가 이틀 이상 호전되지 않거나 계속 퍼지는 경우, 고열과 몸살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같은 발진이 24시간 이상 남아 아프거나 멍처럼 변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