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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사의 에세이

짧지만 오래 기억될 여행, 지인들과 떠난 1박 2일 이야기

by 스마트 주여사 2026.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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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앞두고 오랜 지인들과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다.
멀리 떠나는 거창한 여행은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 글램핑장과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숙소를 정하고, 간단한 짐과 바비큐 준비만 챙겨 길을 나섰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마음만큼은 오래전 소풍을 기다리던 아이들처럼 설렜다.

우리 모두는 이제 자녀들을 어느 정도 출가시키고, 삶의 큰 고비들을 지나온 나이였다. 그래서인지 ‘글램핑장’이라는 여행지는 우리에게 조금 낯설었다. 그동안 여행이라 하면 호텔을 예약하고, 맛집을 검색하고, 편안한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자연 가까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직접 준비한 음식으로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여행이었다.

도착해 보니 역시 글램핑장은 젊은 세대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웃고 떠들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도 잠시 젊은 날의 한 장면으로 돌아간 듯했다. 낯설지만 새로웠고,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저녁이 되자 본격적으로 바비큐 파티를 준비했다. 숯불 위에 고기가 익어가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손에는 차가운 맥주 한 잔이 들려 있었다.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그날의 분위기만으로 충분했다. 시원한 맥주와 바비큐, 그리고 곁에 있는 오랜 사람들. 그 조합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이미 만족스러웠다.

밤이 깊어가고 한 잔씩 기울이다 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자식 이야기로 이어졌다. 부모가 되어 여기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들은, 이제 우리 자식들이 우리가 걸어온 길을 또 걷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걱정도 되고, 안쓰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잘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했다.

“그래도 참 잘 컸지.”
“우리가 못 해준 것도 많은데, 알아서 잘 살아주니 고맙지.”

누군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 마음은 다 비슷했다. 잘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이 먼저 떠오르고, 자랑스러운 마음 뒤에는 늘 미안함이 따라왔다. 그래도 그날 밤만큼은 자식 걱정보다 자식 자랑이 더 많았다. 서로의 아이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에 함께 웃고, 함께 안도했다.

이제는 자식 걱정을 조금 내려놓아도 될 때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우리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이 오히려 자식들을 돕는 일이라고, 앞으로는 우리 인생도 조금은 즐기며 살자고 말했다. 그렇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으니 술잔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오갔다.

늦은 밤, 술상을 물리고 우리는 오랜만에 고스톱 판을 벌였다. 큰 욕심도, 이기고 지는 마음도 없이 그저 웃고 떠드는 시간이었다. 작은 실수에도 웃음이 터지고, 농담 한마디에도 모두가 배를 잡고 웃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마음 놓고 웃어본 것이 참 오랜만이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일찍 짐을 챙겼다. 누군가는 “역시 글램핑장은 젊은 사람들 몫인가 봐” 하고 웃었지만, 그 말 속에는 즐거움과 만족이 함께 담겨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까운 사찰에 들러 조용히 산책을 했다. 맑은 공기와 고요한 풍경 속에서 전날의 웃음과 대화들이 다시 떠올랐다.

1박 2일은 참 짧았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 오래 기억될 장면들이 가득했다. 시원한 바닷바람, 숯불 위의 바비큐, 맥주잔을 부딪치던 소리, 자식 이야기에 젖어들던 밤, 그리고 사심 없이 웃었던 우리들의 얼굴.

이번 여행은 특별한 관광지도, 화려한 일정도 없었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고, 웃고, 이야기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짧았지만 오래 기억될 여행,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따뜻한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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