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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사의 에세이

사직서를 낸 뒤, 다음 일을 준비하는 낯선 여유

by 스마트 주여사 202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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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를 내고 쉬는 날, 오늘이 이틀째다.

내일은 가족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짐을 챙기고, 빠진 것은 없는지 살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자꾸 멈칫한다. 오랫동안 시간에 맞춰 살아온 사람에게 한가한 오후는 생각보다 낯선 손님처럼 찾아왔다.

블로그 글을 쓰려고 앉아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 좋으면서도 허전하고, 여유로운데도 마음 한구석은 바쁘다. ‘이제 뭘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잠시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따라온다.

이번에는 큰마음을 먹고 계약 만료를 계기로 직장을 그만두었다.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데에는 여러 마음이 있었다.

오랫동안 바쁘게 지내며 미뤄 두었던 가족과의 시간도 조금 더 보내고 싶었다. 일터와 일정에 맞춰 살다 보니, 정작 소중한 사람 곁에 오래 앉아 있을 시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내 삶도 천천히 돌아보고, 다음 일을 더 단단하게 준비해 보고 싶었다.

아래 이미지는 글의 분위기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직 후 다음 계획을 적어 보는 고요한 오후

그렇다고 다음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업급여가 나오는 동안 다음 직장을 준비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다만 이번에는 조급한 마음으로 아무 일이나 붙잡기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해 왔고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

나는 간호 일을 해 왔다. 그 안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과도 가까이 지냈다. 돌봄 현장에서는 어르신들의 작은 표정과 자세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혹시나 다치실까, 불편한 곳은 없으실까 살피는 마음이 늘 먼저였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앞으로는 노인요양이나 봉사처럼, 내가 해 온 경험을 조금 더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마음속에만 있던 배움에 대한 생각도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꺼내 보기로 했다.

장구도 배우고 노래도 배워 보고 싶다. 나중에는 지역 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하고, 내가 익힌 음악 재능으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도 해 보고 싶다.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웃음과 활기를 더해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돌봄이 아닐까 싶다.

음악 재능으로 어르신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봉사 장면

국민내일배움카드처럼 배움에 도움을 주는 제도도 차근차근 알아볼 생각이다. 나에게 맞는 과정을 찾고, 이력서와 경력도 천천히 정리해 보려 한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해도 괜찮다. 오늘은 마음을 적어 보고, 내일은 여행을 다녀오고, 그다음 날에는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보면 된다.

쉬는 시간도 준비의 한 부분이라고 믿어 보려 한다. 산책을 하고, 가족과 밥을 먹고, 여행을 준비하는 평범한 하루가 마음을 다시 단단하게 해 줄 수도 있으니까.

쉬는 날 이틀째의 오후.

아직은 낯선 여유 속에 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일도, 배우고 싶은 일도 참 많다. 이 시간은 멈춰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고 나를 다시 채워 가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시간일 것이다.

오늘은 조급해하지 않고, 그 많은 마음을 하나씩 꺼내어 적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 낯선 오후도,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 고마운 시간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따뜻한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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