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세시대 건강이야기

21개월 아기 말이 늦을 때, 원인과 집에서 도와주는 방법

by 스마트 주여사 2026. 9. 15.
반응형

먼저 말씀드리면: 21개월에 말이 적다고 해서 곧바로 어떤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알아듣는 정도, 몸짓·눈맞춤·놀이·반응을 함께 보고, 걱정이 계속되면 소아청소년과나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꼭 상담해 보세요.

멀리 사는 사랑스러운 손자 둘이 있습니다.

가까이 살았다면 매일 찾아가 밥도 챙겨주고, 잠깐이라도 품에 꼭 안아주며 돌봐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곁에 있을 수 없으니, 나는 매일 영상으로 손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짧은 영상도 한 번 보고는 아쉬워 다시 돌려봅니다. 아이들이 웃는 모습, 손을 움직이는 모습, 눈빛 하나까지 놓칠까 싶어 자꾸 되감아 보게 됩니다. 그러다 첫째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둘째의 모습에서, 말로 딱 잘라 설명하기 어려운 작은 차이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AI 일러스트: 영상통화로 손자를 바라보는 할머니

21개월 둘째, 말보다 손가락과 눈빛으로 먼저 말하다

둘째 녀석이 21개월에 접어들어가는데, 아직 “엄마”, “아빠”라고 불러 말하기보다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어른이 알아차려 건네주면 받아 먹고, 몸짓과 눈빛으로 자기 마음을 전했습니다. 영상 하나를 보고 또 보다 보면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하면서도, 마음은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며느리에게 살짝 물었습니다.

“둘째가 엄마, 아빠라는 말은 하나?”

그랬더니 며느리가 말했습니다.

“네, ‘엄마’, ‘아빠’라는 단어는 해요.”

그 한마디를 듣고 나서야, 아이가 어떤 때에 그 말을 하는지 더 궁금해졌습니다.

말귀를 알아듣고, 엄마를 돕는 아이

그런데도 어른들이 하는 말귀는 다 알아듣는 듯했습니다. 무엇을 해 달라고 하면 시킨 일을 제법 잘 해냈습니다.

엄마가 정리한 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가면, 남은 수건도 챙겨 엄마를 도와 가져다주곤 했습니다. 말이 조금 느려도 아이 마음과 행동은 참 야무지고 똑똑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걱정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AI 일러스트: 수건을 들고 엄마를 돕는 아이

21개월 언어 발달, 무엇을 함께 살펴보면 좋을까요?

발달표는 아이를 줄 세우거나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 모습을 더 자세히 보고, 필요할 때 전문가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참고표로 보면 좋겠습니다.

미국 CDC의 18개월 언어·의사소통 항목에는 “엄마·아빠 외의 말 3개 이상을 말하려고 시도하기”, 몸짓 없이 한 단계 지시를 따르기 등이 들어 있습니다.[1] CDC의 2세 항목에는 “두 단어 이상을 이어 말하기”가 포함됩니다.[2]

또 미국언어청각협회(ASHA)는 19~24개월 무렵에 음식·장난감·동물·신체 부위와 관련된 단어를 적어도 50개 정도 이해하고 사용하기, 두 단어를 이어 말하기 등을 예시로 듭니다.[3]

하지만 우리 아이가 항목 몇 개를 한다고 안심하거나, 몇 개를 못한다고 인터넷에서 결론을 내릴 일은 아닙니다. 말의 수만 보지 말고 아래 모습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이름을 부르거나 소리가 날 때 반응하는지
  • “공 가져와”, “신발 신자”처럼 쉬운 말을 알아듣는지
  • 가리키기, 고개 끄덕이기, 손짓처럼 몸짓으로 뜻을 전하는지
  • 어른 얼굴을 보고 함께 웃거나 놀이에 참여하려 하는지
  • 전에 하던 말이나 반응이 줄어들거나 사라진 것은 없는지

말이 늦어지는 이유, 개인차만의 문제일까요?

말이 늦어 보이는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마다 말이 트이는 속도가 다를 수 있고, 청력 문제나 말·언어 발달의 어려움이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4]

그렇다면 “내가 말을 많이 못 해줘서 그런가”, “맞벌이여서 그런가”, “할머니가 멀리 살아서 그런가” 하고 부모 자신을 탓해야 할까요? 그렇게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는 사람과 주고받는 말 속에서 언어를 배웁니다. 언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으면 언어를 익히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알려져 있습니다.[4] 그래서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아이와 주고받는 말을 조금 더 늘리는 일입니다.

영상통화도 “할머니 누구야?” 하고 이름을 불러주고, 아이가 가리키는 것을 보며 “자동차구나”, “빨간 자동차가 간다” 하고 바로 반응해 주면 따뜻한 언어 놀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AI 일러스트: 그림책을 함께 보며 대화하는 부모와 아이

집에서 말문을 도와주는 6가지 방법

어려운 교구나 특별한 수업부터 찾기보다, 일상에서 짧고 자주 말 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이가 보는 것을 말로 붙여주세요.
    아이가 물을 가리키면 “물 마시고 싶구나”, 차를 보면 “빨간 차 간다”처럼 짧게 말해줍니다.
  2. 아이가 한 말을 한두 마디로 넓혀주세요.
    아이가 “차”라고 하면 “응, 큰 차”, “빨간 차”처럼 조금만 덧붙여줍니다.
  3. 대답할 시간을 기다려주세요.
    질문을 연달아 던지기보다, 눈을 보고 잠시 기다립니다. 말 대신 손가락을 가리켜도 “바나나구나” 하고 뜻을 말로 받아줍니다.
  4. 선택지를 두 개만 주세요.
    “우유 마실래, 물 마실래?”처럼 쉬운 선택을 주면 아이가 말·손짓·눈빛으로라도 고를 기회를 얻습니다.
  5. 그림책은 짧아도 매일 같이 봐주세요.
    끝까지 읽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큰 그림을 보고 “강아지네”, “멍멍 한다” 하며 한 장만 보아도 충분합니다.
  6. 생활 속에서 계속 말로 중계해주세요.
    목욕할 때, 산책할 때, 밥 먹을 때 “거품이 많네”, “신발 신자”, “숟가락 가져오자”처럼 짧게 말합니다.

ASHA도 일상 활동을 하며 아이에게 말해주기, 아이가 따라 하기 쉬운 짧은 문장 쓰기, 아이 말에 말을 덧붙여주기, 매일 책을 읽어주기를 권합니다.[3]

이럴 때는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상담해 보세요

아이가 곧 말을 할 것 같아 보여도, 부모 마음에 걱정이 오래 남으면 상담은 빨리 받아볼수록 좋습니다. 상담은 아이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잘 자라도록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나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 하던 말·몸짓·반응이 줄어들거나 사라졌을 때
  • 소리나 부름에 반응이 일정하지 않아 청력이 걱정될 때
  • 쉬운 지시를 알아듣는 모습이 거의 없을 때
  • 21~24개월이 되어도 말과 의사표현이 거의 늘지 않아 가족의 걱정이 계속될 때
  • 부모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오래 받고 있을 때

CDC는 발달 항목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이전에 있던 기술을 잃었거나, 보호자가 걱정이 있을 때는 기다리지 말고 의사와 상담하라고 안내합니다.[1] 필요하면 말·언어 평가와 청력 확인을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청력 문제는 말과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평가에 청력검사가 포함되기도 합니다.[4]

멀리 있는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일

나는 손자에게 “왜 말 안 해?”라고 재촉하기보다, “천천히 말해도 괜찮아. 할머니가 듣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멀리 있어도 영상통화로 이름을 불러주고, 아이가 보여주는 것을 함께 보고, 작은 소리 하나에도 “그래, 그랬구나” 하고 반응해 주는 것. 그것도 아이에게는 분명한 사랑의 대화일 것입니다.

말이 늦는 아이를 바라보는 모든 부모와 조부모의 마음이 너무 조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걱정은 혼자 품지 말고,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오늘은 아이와 눈을 맞추며 짧은 말 한마디를 더 건네보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손자를 지켜보며 느낀 할머니의 개인적인 기록과 공개 발달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는 다르며, 이 글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 본문에 사용하는 이미지는 실제 가족 사진이 아닌 AI로 만든 분위기 이미지입니다.


출처

  1. CDC: Milestones by 18 Months
  2. CDC: Milestones by 2 Years
  3. ASHA: Communication Milestones, 19 to 24 Months
  4. NIDCD: Speech and Language Developmental Milestones
반응형